“추석이란 무엇인가.”
‘공부란 무엇인가’의 저자 김영민 서울대 교수가 몇 해 전 한 언론을 통해 게시한 칼럼의 제목이다. 당시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한 데 모이는 명절에 덕담이라고 하는 말이 상처가 되는 현실을 재밌게 풀어내 인기를 끌며 명절 때마다 이 글이 회자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추석 때 '꼭 피해야 할 말' 3가지는 무엇일까?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가지를 강조했다.
신 교수는 "다 관심을 갖자고 하는 말이지만 그 관심이 왜 나를 향해 있나, 관심이 너무 과도해서 싫다(는 것이 MZ세대 생각이다)"라며 젊은 세대의 정서를 묘사했다.
3위는 “다 너 잘 되라고 해주는 말이야”였다.
젊은 세대는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내가 그냥 얘기하는 게 아니라 다 너 잘 되라고 말이야'라는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는다"고 전했다.
2위는 이른바 '라떼는', 즉 "나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말이야"가 꼽혔다.
신 교수는 "가장 듣기 싫은 말은 관심의 최절정인 '앞으로 계획이 뭐니?', '어느 학교 갈 건데?'" 등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계획도 못 물어보는가"라고 묻자 신 교수는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는가, 계획이 뭔지 진짜 궁금하다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다 알지 않을까"라며 "대체로 이런 말들은 건성으로 하기에 궁금해하는 것 같지도 않다(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라며 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교수는 "(반대로) 조카가 삼촌한테 '취업 언제 하실 거예요', '노후 준비하셨어요?', '연봉 어느 정도 받으세요?', '은퇴 이후에 뭐 할 건지 다 계획 세웠어요?'라고는 안 물을 것"이라며 "(앞으로 뭘 할 계획이냐는 말은) 어른이니까 관심을 표현하고 관계를 좀 더 부드럽고 좋게 하기 위한 얘기지만 세련되지 못한 방법이다"고 지적했다.
가장 타격이 큰 말은 단연 외모 변화와 관한 것이었다.
신 교수는 "외모 평가를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대표적인 것이 '살 쪘다', '살 빠졌다' 이런 것들이다"고 했다.
어른들이 MZ세대와 어울릴 수 있는 대화 주제에 대한 권고도 이어졌다.
신 교수는 "많은 어르신들이 신조어 잘 모른다. 그러면 신조어를 물어보는 것"이라며 "'이게 무슨 뜻인지, 왜 어떤 맥락에서 쓰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알려 달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 나갈 것이다"라며 대화 방법을 추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