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내년 일자리 예산안을 30조원으로 확정했다. 문재인 정부와 가장 큰 차이는 노인일자리에 대한 접근법이다. 전 정부는 고령화와 빈곤층을 고려해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렸다. 현 정부는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기조 아래 기업에서 일자리를 늘리기로 했다.
3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 정부 일자리 예산은 30조원으로 올해 본예산 31조5000억원 대비 4.9% 감소한다. 일자리 예산은 직접 일자리, 직업훈련, 고용서비 스 등 총 183개 사업에 쓰인다.
두드러진 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업이 대폭 축소한다는 점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이 올해 5981억원에서 내년 1974억원으로 주는 등 3개 지원금과 1개 지역방역일자리 사업이 대상이다. 앞서 정부가 실효성이 떨어져다고 판단한 25개 사업도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8159억원 규모 예산 감액이 이뤄진다. 확보된 재원은 직업훈련과 인재양성, 창업 지원 등에 쓰인다. 전체 예산 가운데 금액 비중으로는 실업소득 유지 및 지원 사업 12곳에 쓰이는 예산이 44.7%로 가장 많다. 이어 고용장려금(17%), 직접일자리(10.4%), 직업훈련(9.1%) 순이다.
작년 예산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노인일자리 분야다. 정부는 노인일자리 목표인원은 84만5000명에서 82만2000명으로 낮췄다. 예산은 54억5000만원 늘지만, 공공형에서 6만1000개 일자리를 줄이고 시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쓴다. 고령자고용안정지원금을 264억원에서 869억원으로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존 경력을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요구 충족이 가능한 시장형 중심으로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 정부가 만든 작년 예산을 보면 노인일자리를 78만5000명에서 84만5000명으로 전년 보다 6만명 늘렸었다. 당시 정부는 고령화와 노인 빈곤율을 고려했다. 65세 인구 대비 노인일자리 비율은 2020년 9.1%에서 작년 9.4%로 증가세다. 한국의 작년 노인빈곤율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다. 평균치는 15.3%다.
그동안 노인일자리는 해석이 분분했다. 노동계는 노인일자리를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인에게 일자리가 단순히 소득이 아니라 삶의 의욕을 높인다는 평가도 많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전 정부가 단기 아르바이트와 같은 노인일자리를 늘려 고용 상황을 양호하게 보이려 했다고 비판했다. 시장논리 상 처우가 나쁜 일자리 확대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도 맞지 않다는 지적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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