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이 파트너십을 맺고 반도체 공장 신설에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진행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힘을 쏟는 가운데 인텔이 새로운 자본조달 모델을 도입하며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3일(현지 시간) 두 회사가 ‘반도체 공동투자 프로그램'(SCIP)을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애리조나주 챈들러주에 신설 중인 반도체 생산시설 두 곳에 각각 최대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브룩필드가 지분 49%를, 인텔이 51% 확보할 예정이다. 신설 공장에서 나오는 수익은 두 회사가 나누게 되며 운영통제권은 인텔이 갖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 계약은 올해 2월 두 회사가 인텔의 신규 반도체 제조 시설에 함께 자금 조달을 하겠다면서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연장선이다. 투자 부담이 큰 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을 때 외부 자산운용사 등과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재무 구조를 건전하게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브룩필드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반도체 장기 전망 개선을 시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는 “민간 투자자들에게 파운드리 시설이 데이터 등 기반시설에 대한 사모펀드와 비슷한 현금흐름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법이 통과된 모멘텀을 기반으로 두 회사 간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9일 미국 반도체 생산 및 연구를 위한 527억 달러의 보조금 지원을 포함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서명한 바 있다.
진스너 CFO는 이어 "반도체 제조비가 상승하고 팻 갤싱어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아래 인텔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대출이나 회사채 발생과 같은 전통적인 자금 조달에 의존하는 대신 새로운 자금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역시 “이번 계약을 통해 인텔은 (신설 공장의) 운영통제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몇 년간의 자금 조달을 보장받음으로써 다른 사안에 대한 채무 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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