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민주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 8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데 이어 ‘친명(親明)’ 깃발을 내걸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후보들도 그대로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당원 위주로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발표된 광주·전남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각각 78.58%와 79.02%의 득표율로 박용진 후보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강훈식 후보 사퇴 이후 1 대 1 구도에서 치러진 경선에서도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전북지역 경선에서도 76.8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의 지역 순회 경선 누적 득표율은 78.35%다. 이 후보가 민주당의 뿌리로 불리는 호남에서도 70% 후반대 득표율을 보이면서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친명 후보 4인이 당선권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호남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에서 정청래 후보가 26.40%로 1위 자리를 지켰고 서영교·장경태 후보가 10.84%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찬대 후보도 9.47%로 5위 자리를 지켰다. ‘비명’ 중에서는 고민정 후보가 23.39%(2위)의 득표율로 유일하게 당선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남에 기반을 둔 후보들은 권리당원 수가 가장 많은 호남에서 반전을 기대했지만 친명의 높은 벽만 체감해야 했다. 당 대표 경선에서는 전북이 고향인 박 후보가 20%대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송갑석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에서 22.27%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누적 득표율에선 5위권에 들지 못했다.
일찌감치 ‘어대명’ 구도가 형성되면서 투표 참여율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 후보 지지층의 표심이 득표율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분석이다. 박용진 후보는 “너무 투표율이 낮아 변화의 진폭이 크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종반전을 향하는 가운데 이 후보와 함께 친명 최고위원 후보 4명이 당선권에 포진하면서 사실상 친명 지도부의 출범을 일찌감치 예고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사당화’ 논란과 계파 간 갈등 양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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