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 경선이 진행되며 17일(현지 시간) 진행된 두 번째 TV 토론에서 감세 문제를 놓고 보수당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뤄졌다. 20일 본선 후보 2인 선출을 앞두고 유력 후보가 가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 내 분열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BC는 이날 열린 ITV 방송의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서로의 정책에 대한 비판 강도를 더욱 높인 가운데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사이의 의견 대립이 두드러졌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토론에는 14일 2차 투표를 통해 추려진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 케미 배디너크 전 평등담당 부장관, 톰 투겐드하트 하원 외교위원장 등 총 5명의 후보가 참여했다.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영국이 높은 가계 생활비 물가에 시달리는 가운데 토론의 초점은 세금 감면 문제에 맞춰졌다.
특히 1,2차 하원의원 투표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한 수낵 전 장관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수낵 전 장관은 후보 가운데 감세 정책에 대해 가장 유보적인 입장으로, 인플레이션 완화가 최우선 순위라고 주장하며 감세 및 민생 안정을 외치는 후보들과 각을 세워왔다.
트러스 장관은 수낵 전 장관이 "재임 시기 70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세금을 인상했다"고 비판하며 "현시점에서 증세는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채무 상환에 필요한 세입을 얻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러스 장관은 연간 300억 파운드 이상의 예산으로 앞서 인상된 근로세 및 법인세를 도로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신흥 강자’ 후보로 떠오른 모돈트 부장관 역시 제한적인 수준의 감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면서 가계 생활비 안정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수낵 전 장관은 "감세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모기지 금리, 저축 잠식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고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현재 당대표 후보 5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을 펼치고 있어 경선 결과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외신의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선데이 텔레그래프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 수낵 후보를 지지한 한편, 보수당 활동가 사이트인 '컨서버티브홈' 에서는 모돈트 부장관이 1위를 차지했다가 이후 배디너크 전 부장관에게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후보 간 표 차이가 크지 않아서 탈락 의원이 누굴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영국 하원에서는 18일부터 20일까지 투표가 이뤄지며 이에 따라 매일 최하위 득표자가 탈락해 2명까지 후보자가 압축될 예정이다. 이후 전체 당원 투표를 거쳐 9월 5일 최종 승리자가 결정된다.
로이터는 "누가 차기 총리직을 차지하든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저성장, 그리고 존슨 총리의 스캔들로 얼룩진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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