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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59년 만에 英의회 개회식 불참…찰스 왕세자가 첫 대행

임기 중 세번째…건강문제론 처음

WP "권력이양 과도기 진행"

지난해 5월 11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의회 여왕 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96세의 고령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대신해 아들 찰스 왕세자가 처음으로 의회 ‘여왕 연설(Queen's Speech)’에 나선다.

영국 왕실은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10일로 예정된 의회 개원식에서 찰스 왕세자가 개원 연설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여왕이 가끔 있는 거동 불편 문제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여왕은 의사와 상의한 뒤 마지못해 불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왕세자는 여왕을 대신해 정부의 입법 계획을 발표하고 승인 요청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여왕이 의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것은 70년 재임 기간 중 이번이 세 번째다. 1952년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9년과 1963년 각각 임신을 이유로 불참한 적을 제외하고는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의회 개원 연설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건강 문제로 대외 활동을 대폭 축소한 데다 올 2월에는 코로나19에도 확진돼 59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하게 됐다. 여왕은 올해 들어 3월에 진행된 남편 필립공의 추도 예배를 제외하고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영국 여왕은 새 회기를 시작하는 날 의회에서 정부의 입법 계획과 정책을 발표하는 개원 연설을 한다. 연설문은 각료들이 작성하는 것으로 이 자리는 여왕이 군주로서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강조할 기회로 평가된다. 올해 연설에는 교육 지원, 생계비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균형 발전 및 경제 관련 법안들과 함께 유럽연합(EU) 규제 제거를 촉진하는 브렉시트 자유 법안, 신재생에너지 관련 법안, 채널4 민영화 관련 법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불참 소식과 관련해 “버킹엄궁 소식통은 여왕이 절대 퇴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지만 점차 찰스 왕세자에게로의 (권력 이양) 과도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연설로 찰스 왕정이 어떤 모습인지 엿볼 수 있을 것” 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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