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에 대해 20대 남녀 간 인식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완화되는 추세지만 돌봄 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19일 발표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남녀에게 불평등한지를 묻는 항목에 여성과 남성은 각각 65.4%와 41.4%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남녀 평등하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016년 21.0%에서 5년 만인 지난해 34.7%로 증가했다
성별·연령대별로 보면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20대 여성(73.4%)과 30대 여성(76.8%)에서는 70%를 웃돈 반면 20대 남성(29.2%)과 30대 남성(40.7%)은 30~40% 수준에 그쳤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성평등 수준에 대한 체감도 차이에 대해 “남성들은 20대 초반에 군대를 가야 하고, 여성들은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려 하는 그 시점에 딱 걸려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양성평등 실태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등 중장기 정책 수립을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이번 실태 조사는 지난해 9∼10월 전국 4490가구의 만 15세 이상 모든 가구원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응답자는 총 8358명이다.
이번 조사 결과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16년 42.1%에서 지난해 29.9%로 낮아졌다.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주된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도 같은 기간 53.8%에서 17.4%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성세대가 갖고 있던 성 고정관념은 청년층에서 완화되는 추세였다.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에 대한 동의 비율은 60세 이상에서는 남성(47.5%)과 여성(40.0%) 모두 40%가 넘었지만 20대에서는 남성 17.5%, 여성 9.6%로 낮았다. 다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부부 간 가사·돌봄 분담이 여성에게 쏠리고 있었다. 가사와 돌봄을 누가 하는지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68.9%가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한다’고 답했다. 맞벌이의 경우에도 10명 중 6명 이상(여성 65.5%, 남성 59.1%)이 이런 답변을 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여성의 경력 단절과 돌봄 부담 해소 등 성평등 사회 실현을 촉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이고 꾸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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