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우즈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6오버파 7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오버파 234타로 47위다. 초라한 성적이라 할 수도 있지만 나흘 동안 걸으면서 72홀을 플레이를 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우즈는 지난해 2월 자동차 전복 사고로 자칫 생명까지 잃을 뻔한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3개월 동안 침대에 꼼짝 없이 누워 지냈고 다시 걸을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활을 한 그는 사고 후 14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해 컷을 통과했다. 조던 스피스,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도 컷 탈락했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에 쇼트게임도 크게 녹슬지 않았다.
이제 우즈의 다음 출전이 어떤 대회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일단 7월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에는 출전할 예정이다.
우즈는 “이제 풀 스케줄을 소화할 수는 없고 큰 대회에만 출전할 것 같다”며 “세인트 앤드루스에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150회를 맞는 디 오픈은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 열린다. 우즈는 “세인트 앤드루스는 내게 소중한 곳이다. 그곳에서 두 차례 디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며 “그곳은 골프의 고향이자 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그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번 주처럼 최선을 다해 PGA 챔피언십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즈는 이번 마스터스와 관련해서는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업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정규 투어 대회는 여가로 치는 골프와 다르다. 이렇게 대회에 나와서 완주한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첫날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지구력은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첫날 71타를 쳤지만 이후 74-78-78타를 쳤다. 날이 추워지면서 피로가 급격히 누적된 데다 그린을 살필 때 쪼그려 앉지 못하는 등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게 고스란히 성적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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