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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위암] 조기 발견하면 수술만으로도 완치…정기 검진· 식습관 관리 중요

■ 김범수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국내 위암 환자 발생률 10만 명당 50~60명…20%는 재발

40대부터 2년마다 위내시경…싱겁게 먹는 식습관 유지해야

조기 위암은 절개 없이 내시경만으로 암 병변 절제 가능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국내 위암 환자 발생률은 매년 10만명 당 50~60명 정도로 미국의 10배 수준이다. 재발률 역시 2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진행되어 발견된 위암은 위절제술과 함께 항암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재발률도 높아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되면 수술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으므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조기 위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매우 경미해서 알아차리기 힘들다.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소화불량, 복통, 속 쓰림, 구역질, 구토, 복부 불편감, 흑색변, 토혈,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위염·위궤양·십이지장 궤양과 같은 양성 질환과 증상이 큰 차이가 없어 자각하기 힘들다. 위암은 여러 요인에 의해 오랫동안 위 점막이 지속적으로 손상되거나 발암물질에 의한 자극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암의 주요 발생 요인은 식습관과 헬리코박터균이다. 단백질·지방보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식사, 검게 태운 음식, 소금에 오랫동안 절인 음식 등 우리나라 식사 습관과 관련이 높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위암 발생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식습관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단백질·지방 섭취량이 증가하고 탄 음식이나 소금에 절인 음식 섭취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최근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위암 발생률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위암 환자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위암 환자의 약 40%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로 위암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절개하지 않고 내시경만으로 암 병변을 절제하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다. 다만 조직학적으로 분화도가 좋고, 크기가 작은 점막에 국한된 조기 위암 등 일부 환자에게만 적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 외에는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조기 위암(왼쪽)과 진행성 위암의 내시경 사진.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되면 수술과 항암치료 두 가지 방법으로 치료한다. 수술로 완전 절제가 가능한 진행성 위암은 수술로 병소를 완전히 절제한 후 병기가 2기 이상이면 추가 항암치료를 하는 게 원칙이다. 수술로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위암, 즉 원격으로 전이된 암은 수술이 불가능해 항암치료를 한다. 드물게 항암치료 효과가 매우 좋아 전이 병변이 사라진 경우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해도 조기 위암에 비해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암세포는 림프절 또는 혈관을 따라 퍼지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주변 혈관 및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한다. 위 절제는 일반적으로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십이지장부터 시작해 위암 위치에 따라 절제 범위가 달라진다. 병변이 위 하부에 위치하면 위의 약 60%를 절제하고, 남아있는 위에 십이지장 또는 공장(십이지장 하부 소장)을 연결해준다. 이를 위 하부 절제술이라고 한다.



병변의 위치가 상부로 올라갈수록 절제되는 위의 범위가 늘어난다. 위의 가장 상부 쪽에 있는 암은 식도 일부를 포함한 위 전절제를 하게 된다. 위 전절제술은 남아있는 위가 없어 공장을 길게 끌어올려 식도에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길고 수술도 매우 까다롭다. 남아있는 위가 많을수록 음식물의 저장 기능과 소화 기능이 보존되기 때문에 위 전절제술보다는 위 하부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더욱 좋다.

진행성 위암은 종양의 상부 경계에서 5~6cm 이상 위를 절제하는 게 치료 원칙이다. 최근에는 1cm 이내로 절제해도 재발률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있다.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최소 침습수술도 적극 시행되는 추세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위암 역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을 골고루 섭취하고 가능하면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고기나 생선을 검게 태우거나 소금에 절여 먹지 말고,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자주 먹어야 한다. 방부제 등 화학물질이 첨가된 식품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 40대 이후부터 위암 발병률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40대 이후라면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2년에 1회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기 위암은 수술로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범수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김범수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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