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직속기구인 일자리위원회가 해외 비해 높은 한국의 연공성이 기업의 고용 유지에 부담이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임금체계의 연공성 축소와 맥락이 같은 분석을 낸 것이다. 문 정부와 윤 당선인의 일자리 정책 방향이 다른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도 볼 수 있다.
24일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고령자 노동시장 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는 "(한국은) 임금의 연공성이 높아 기업의 고령자 고용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주요 국가별 근속연수별 임금격차 추이다. 근속연수 1년 미만 직원의 임금을 100으로 가정하면 한국은 10~14년 203.9, 15~19년 234.8, 20~29년 286.8이다. 20~29년이 되면 1년 미만 직원 보다 2.9배 연봉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근속연수 증가에 따른 임금격차가 8개 비교 국가의 두 배에 가깝게 벌어졌다. 20~29년 임금격차를 보면 독일은 169.2, 스페인은 166, 프랑스는 151.4, 스웨덴은 137.3이다. 일본이 226.9로 한국 다음으로 높았다.
고령 노동자의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산업구조 변화는 고령자의 노동시장 수요를 줄였다. 4차 산업혁명, 기술활용 역량격차, 기업의 임금부담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부정적이다.
이런 상황을 문 정부는 재정을 투입한 노인 일자리 정책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2015년 31만개였던 일자리는 2018년 51만3000개로 늘었고, 2020년 74만개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작년에도 80만개 넘는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다른 연령에 비해 소득 수준이 낮고 취직이 어려운 고령 노동자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지원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작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내 조사 대상 37개국(2019년 기준) 중 가장 높다.
이와 달리 윤 당선인은 정부 보다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임금체계와 인사제도의 연공성을 축소하는 방향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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