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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CODA, 보이는 언어로 노래하다

영화 ‘코다’의 배우 에밀리아 존스

영화 ‘코다’의 로시 가족, 루비(에밀리아 존스), 프랭크(트로이 코처), 재키(말리 매트린), 레오(다니엘 듀런트). 사진 제공=Apple TV+




“들을 수 없는 가족들에게 수어로 노래를 보여주는 장면이 가장 힘든 도전이었어요”

영화 ‘코다’의 루비 에밀리아 존스가 영국 아카데미(BAFTA) 시상식 무대에서 ‘이젠 두 가지 측면에서’(Both Sides Now)를 보이는 언어로 불렀다. 노랫말이 영국 수어와 미국 수어로 춤추듯 보여지면서 그녀의 음색은 신비로움까지 덧입었다.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버추얼로 만났던 에밀리아 존스는 “루비가 되기 위해 영국식 발음을 고쳐야 했고 노래와 수어, 고기잡이를 배워야 했다. 오디션 장면은 루비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영화의 흐름을 바꾸는 장면이었기에 노래는 물론이고 가사 전달을 하는 수어도 틀려선 안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답했다.

영화 제목인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Child of Deaf Adult)를 지칭하는 국제 통용어이자 음악 용어로 곡의 끝에 붙는 종결부를 뜻한다. 청각 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어도 청력의 소실이 없는 루비는 음성언어보다 수어를 먼저 익혀 어려서부터 가족과 의사소통을 한다. 어부로 살아가는 아버지와 먼저 태어난 오빠가 농인이어서 딸도 우리와 같기를 바랬다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깨달으며 루비는 이들 가족의 삶에서 절대적인 존재로 커간다.

오디션장에서 음악교사 에우헤니오 데르베스의 반주에 맞춰 수어로 노래하는 루비. 사진 제공=Apple TV+


존스는 “청각 장애인(농인) 문화와 일반인(청인) 문화에 모두 익숙해 이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루비가 노래를 통해 꿈을 갖게 되고 그녀가 겪는 갈등이 ‘보이는 언어’와 ‘만져지는 음악’으로 그려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루비의 부모인 프랭크와 재키, 오빠 레오 역은 실제 청각장애를 지닌 배우들이 연기했다. 촬영 당시 10대 후반이었던 에밀리아는 이들 사이에서 너무나 열정적으로 수어에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루비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녀는 “현장에서 감독, 스탭들 모두가 배우들과 수어로 소통하려 노력했고 수어 통역사가 늘 옆에 있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의사소통의 매체로서 수어는 감정적인 언어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디션장에서 잔뜩 긴장한 그녀가 느닷없이 2층 객석에 난입한 가족들을 발견하고 수어로 노래하는 장면은 배우의 얼굴보다 손을 쳐다보게 만든다. 유독 이 영화에는 클로즈업 장면이 없는데 표정을 클로즈업해 보여주기엔 손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해서다. 딸의 남자 사람친구에게 콘돔 사용법을 수어로 알려줄 만큼 화통한 아버지(트로이 코처)는 R등급 대화로 매순간 통역하는 10대 딸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루비가 부르는 노래를 너무도 알고 싶어 딸의 성대를 만지며 촉각으로 소리를 인식하는,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픽업 트럭에 앉아 아버지 프랭크에게 노래를 불러준 루비. 사진 제공=Apple TV+


이런 프랭크의 눈에는 여전히 너무 섹시해서 하루라도 안아 주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아름다운 어머니를 연기한 말리 매틀린은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로 198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이다. 오빠 레오로 등장한 다니엘 두란트 역시 8학년 때 농아학교로 옮겨 연기를 전공한 정통파 배우로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캐스팅 A리스트에 속한다.

사회적 소수자인 청각장애인들을 주연배우로 기용한 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는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 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 각색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21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 연기상을 휩쓴 역대 최대 수상작으로 치열한 배급권 쟁탈전 끝에 2500만 달러를 지불한 애플TV 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부국장,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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