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일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새 정부 출범 후 1년 내에 분권형 대통령제를 포함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김 후보와 공동선언이 성사되면서 이 후보의 ‘정치교체’ 구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정권교체’ 프레임에 맞서 ‘정치교체’를 내세워왔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회동을 갖고 “정치교체와 통합 정부를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후보의 합의문에는 이 후보가 공약해온 정치교체 과제가 상당부분 포함됐다. 우선 두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한 별도 기구를 설치해 정부 출범 1년 내에 ‘제 7공화국 개헌안’을 제출한다. 개헌안에는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포함해 실질적인 삼권분립이 작동되도록 한다. 또 제 20대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해 2026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개헌이 필요하지 않은 정치개혁 과제들은 대통령 취임 전 법안을 완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제도 개혁과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 3선 초과 연임 금지’ 등이 논의 대상이다. 모두 지난달 2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논의됐거나 민주당 정치개혁 특위에서 제안된 내용들이다.
이어 두 후보는 민생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파를 초월한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동산 문제를 위해 ‘국가주택정책위원회’, 교육 문제를 담당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기관들에는 금융통화위원회 수준의 독립성을 보장해 국가의 주택·교육 정책이 중장기적 일관성을 가지고 집행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두 후보는 대통령 인수위원회 산하에 ‘공통공약추진위원회’를 두고 공통공약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두 후보는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한다.
김 후보가 이 후보의 ‘정치개혁’에 함께하기로 하면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합류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현재까지 정의당에 공식적으로 제안된 내용은 없다”며 “이 후보의 정치개혁 과제 대부분은 정의당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주장하던 것이다. 법안도 제출돼있으니 민주당이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 측은 공동정부 선언을 ‘단일화’로 해석하면 되는냐는 질문에는 “합의문에 ‘단일화’라는 단어는 들어가지 않앗다”며 선을 그었다. 후보 사퇴나 선거운동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송문희 새로운물결 대변인은 “아직 이야기 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 “새로운물결이 창당 초기부터 이야기해온 정치개혁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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