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난 부동산 민심이 정권 교체에 무게를 두면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묶여 있는 결과다. 당선 가능성에서도 윤 후보는 50%대를 넘보기 시작했다.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자 대결 조사 결과 이 후보는 32.2%, 윤 후보는 41.3%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3.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6.9%였고 지지 후보가 ‘없다’ ‘모르겠다’는 부동층은 14.8%였다.
서울경제의 직전 조사(8~9일 칸타코리아)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0.9%포인트, 윤 후보는 0.1%포인트 상승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 지역에서 윤 후보는 48.7%를 기록한 반면 이 후보는 23.8%에 머무르며 지지율 격차를 0.8%포인트(9.9%포인트→9.1%포인트) 줄이는 데 그쳤다. 심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0.6%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당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 이 후보는 33.9%, 윤 후보는 49.1%를 보이면서 격차는 15.2%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이번 대선에서 원하는 결과를 묻는 설문에 ‘야당으로 정권 교체’가 53.3%, ‘여당의 정권 재창출’이 34.8%로 18.5%포인트 차를 나타냈다. 직전 조사의 24.5%포인트(정권 교체 57.7%, 정권 재창출 33.2%)보다 격차가 줄었지만 정권 교체 여론은 여전히 절반 이상이었다. 1·2차 TV 토론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은 ‘매우’ 16.2%, ‘어느 정도’ 30.4% 등으로, 46.6%가 후보 지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달 4~5일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은 29.3%였다. 이 후보(45.3%), 심 후보(43.4%) 지지층인 진보층(47.9%)이 보수층(20.4%)보다 높았다. 반면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연장(오후 6시~7시 30분)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답변은 86.5%로 보수층(91.9%)이 진보층(8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1.8%, 국민의힘 39.3%, 정의당 4.2%, 국민의당 5.2% 등이었다.
이재명 32.2%-윤석열 41.3%…격차 안 좁혀졌다
서울경제가 지난 18~19일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20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대선의 승부를 가를 2030세대의 표심이 직전 조사(8~9일)와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조사가 15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인 유세가 벌어진 일주일 사이 2030 남녀의 마음이 요동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2.2%)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1.3%)를 향한 전체 표심은 지난 조사(이 후보 31.3%, 윤 후보 41.2%)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세대별, 성별 지지율을 들여다보면 민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30대의 표심 풍향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30대로부터 33.1%, 윤 후보는 38.5%의 지지를 받았다. 이 후보의 경우 지난 조사(23.4%)보다 9.7%포인트가 뛰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0대에서 지지율 5.6%로 직전(12.9%) 대비 7.3%포인트 내렸고 심 후보는 5.1%를 받아 3.8%포인트 올랐다.
윤 후보와 제3 지대에서 이탈한 표들 중 일부가 이 후보를 향했다. 이 후보는 30대 남성으로부터 35.0%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조사(19.2%)와 비교하면 열흘 사이에 15.8%포인트가 상승했다. 이에 반해 윤 후보는 46.8%로 직전 조사(50.9%)에 비해 4.1%포인트가 내렸다. 지난 조사 때 부동층은 18.6%에 달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9.8%로 줄었다. 부동층의 상당수가 이 후보의 지지율에 흡수되는 모습이 수치로 나타났다.
尹은 2030 男 우세속 40대 男↓ …20대 男 44% "지지자 교체 가능"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표심은 윤 후보(31.5%)가 이 후보(15.9%)를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윤 후보는 이번에도 20대 남성(49.0%)층에서 이 후보(12.2%)를 크게 압도했다. 주목할 부분은 20대 여성 청년층에서 민심이 이 후보로 일부 이동한 부분이다. 20대 전체를 보면 지난 조사(이 후보 13.9%, 윤 후보 34.2%)보다 격차가 좁혀졌다. 이는 지난 조사 때 이 후보에게 14.8%의 지지만 보냈던 20대 여성층에서 지지율이 20.0%로 5.2%포인트 뛴 영향 때문이다. 반면 윤 후보는 12.1%를 받아 직전 조사(15.9%)에 비해 3.8%포인트 내렸다. 지난 조사 이후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이른바 ‘갑질 논란’을 사과했고 이에 대한 여성층의 지지율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20대 지지율에서 격차를 좁힌 이 후보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도 보여주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20대 여성층은 부동층이 35.6%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지난 조사보다 6.3%포인트가 뛴 숫자다. 심지어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진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선택한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냐고 묻자 절반 이상인 58.8%가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윤 후보도 20대 남성 표심을 보고 안심할 수는 없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은 20대 남성 역시 절반에 가까운 44.8%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30대(16.4%), 50대(12.7%)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윤 후보를 향한 20대 남성의 표심이 견고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비춰볼 때 2030세대와 6070세대로 여당이 우세한 4050세대를 누르고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세대포위론’의 기반이 아직 단단하지 않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열세이던 50대 표심에서 선전했다. 윤 후보는 50대에서 39.2%를 받아서 지난 조사(33.9%)보다 5.3%포인트 올랐다. 50대는 부동층(6.0%)이 직전보다 1.8%포인트 줄었고 안 후보(5.7%)에 대한 지지율도 4%포인트가 줄었는데 이 표들이 윤 후보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58%를 받아 직전(56.4%)보다 지지세가 강해졌다. 이 후보는 23.2%로 지지율이 직전(25.3%)보다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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