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죽음을 한 달여 앞두고 고 정의채 몬시뇰 신부에게 종교와 신, 죽음에 대한 24가지 질문을 던졌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같은 본질적인 물음이다. 췌장암 투병 중인 이어령 전 장관이 30여 년 만에 같은 질문에 대해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답을 내놨다. 코로나19라는 죽음 앞에 선 인류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메멘토 모리'는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이어령 전 장관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책 제목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라틴어로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암 투병 중인 저자는 코로나19로 죽음이 필연적 운명이라는 진실을 마주한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전하고 있다.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어지는 책에는 인간의 오만과 코로나 패러독스가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 및 과제, 진화의 원리와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기독교적 가치관의 비교, 지구 종말에 관한 의견 등이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의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고백하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받았던 선물을 다시금 세상에 돌려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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