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1주일 앞두고 ‘신냉전’ 위기를 조성하며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는 행동을 멈추라고 미국에 항의했다. 특히 대만 문제로 카드 놀이를 하는 것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중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은 책임 있는 자세로 관리해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지난해 정상회담 때 합의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3원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전했다. 미중 외교장관 간 통화는 지난해 11월 13일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뒤 2개월여 만이다.
왕 부장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방향에 합의했지만 미국의 대중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았다”며 “대만 독립 지지 등 잘못된 중국 관련 언행을 쏟아내 양국 관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왕 부장은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며 유럽 내 다른 국가들도 잇따라 이에 동참하도록 한 데 대한 비난이다. 아울러 미국의 이런 압박은 중국을 더욱 단결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중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은 미국 선수들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응원하며 중국 국민이 새해를 맞은 것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의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의 구체적인 발언은 소개하지 않고 왕 부장의 발언을 전했다. 왕 부장은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가 중시되고 해결돼야 한다"며 러시아 측 입장을 지지했다. 그는 "한 국가의 안보가 다른 국가의 안보를 해치는 대가로 얻어져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안보는 군사 집단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으로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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