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285130)은 닥터노아바이오텍의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공동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과 특발성폐섬유증(IPF) 치료 후보물질 3종을 발굴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2020년 11월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닥터노아의 아크(ARK)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에 나선지 1년 2개월 만에 성과를 냈다. 아크는 △문헌 정보 △유전체 정보 △구조 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AI 기반 플랫폼 기술이다. 복합신약 개발에 특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복수의 기존 약물 성분을 조합하는 통상적인 복합제 개발 방식과 달리, 신약 재창출 기법으로 이미 개발된 약물을 결합해 이전에 허가 받은 적이 없는 새로운 적응증의 신약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존 복합제가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 성분을 결합해 두 질환을 모두 지닌 환자에게 처방하는 형태였다면, 닥터노아는 고혈압, 고지혈증이 아닌 새로운 질환을 적응증으로 탐색한다.
SK케미칼에 따르면 아크 플랫폼은 단일 약물에 비해 월등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최적의 복합제를 분석하는 콤비넷(CombiNet) 기술과 두 약물 간 부작용을 예측하는 콤비리스크(CombiRisk)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최적화된 조합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비결이다.
SK케미칼은 새롭게 도출한 NASH 복합신약 후보물질 2종과 IPF 복합신약 후보물질 1종 관련 특허 등록 절차를 각각 진행하는 한편, 실험실 차원의 평가·분석을 신속하게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임상개발, 기술이전 등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 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간 단축 효과를 체감하면서 향후 AI 업체와 협업을 통한 후보물질 발굴을 추진하는 데도 더욱 힘쓸 계획이다.
이수민 SK케미칼 오픈 이노베이션팀장은 “AI 기술을 통해 신약개발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질병 네트워크를 탐색, 학습하는 한편 복합신약 분야에 특화된 시스템을 통해 약효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제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었다”며 “전통적 연구 방식에 비해 후보물질 도출에 드는 기간과 노력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SK케미칼은 2019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연구진 및 AI 전문업체들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 스탠다임과 공동연구를 통한 특허 출원을 진행했고, 심플렉스, 디어젠 등 다른 파트너사들과도 다각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하던 조직을 오픈 이노베이션팀으로 정규 편성한 바 있다.
김정훈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은 “닥터노아와 단기간 내 후보물질을 도출하며 신약 개발분야에서 AI의 가능성을 재차 확인했다”며 “닥터노아를 비롯해 스탠다임, 심플렉스, 디어젠 등 각 기업의 특화된 플랫폼을 통해 △복합신약 △신약재창출 △혁신 신약 등 신약 파이프라인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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