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야당 의원들의 통신 자료를 전방위로 조회한 사실이 알려지자 27일 국민의힘이 공수처 해체와 공수처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공수처가 통신 조회한 국민의힘 의원만 39명으로 전체 의원(105명)의 3분의 1이 넘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수처가 정권의 ‘보위처’를 자처한 ‘공포처’라는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불법 사찰을 주도한 김진욱 공수처장은 즉각 사퇴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수처는 해체만이 유일한 답”이라며 “야당 주요 당직자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 통신 자료 조회는 작심하고 불법적인 정치 사찰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이날 기준 공수처의 통신 기록 조회 대상으로 집계된 소속 의원 수가 31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추가 확인이 이뤄지며 총인원은 33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6명이 추가돼 통신 조회 건수는 39명이 됐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어떤 사건과 관련해 통신 자료를 조회했는지, 범죄의 단서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불법 사찰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하라”며 김 처장의 법사위 출석을 강하게 요구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의원도 “공수처는 (통신 자료 조회가) 수사와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는 전형적인 언론 사찰이며 언론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이 같은 사찰을 단순하게 적법하다고 주장할 게 아니라 언론의 자유 침해, 통신의 비밀 자유를 침해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즉각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