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일제히 “당의 방침에 따르라”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전날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50여 일간 지속되는 내부 분열 상황도 정리에 나선 모습이다. 리스크를 안고 신년을 맞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에서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당원 누구도 당의 공식 결정과 방침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원톱’인 김 위원장도 결속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만약 이번에도 국민이 기대하는 정권 교체 여망을 또다시 수용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아무 미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두 사람은 원팀을 주문하는 동시에 선대위와의 갈등으로 사퇴한 이준석 대표를 향해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윤 후보는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도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많은 분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달라”고 당부했다.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 측근들의 문제를 거론하는 이 대표에게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의 강한 발언은 당면한 정치적 과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는 12월을 후보 가족 의혹, 이 대표와 선대위의 갈등, 윤 후보의 실언 등 노출된 리스크를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분열과 정쟁의 늪에 빠지면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50조 원,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 발표한 민생 정책마저 빛을 보지 못했고 지지율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선대위는 전날 김 씨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 씨 리스크를 정면 돌파한 뒤 곧바로 내분의 핵심인 이 대표를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또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 등을 담은 ‘자본시장 공정 회복’ 정책도 발표했다. 또 이날은 당 소속 의원 절반을 차지하는 초선의원들도 긴급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사태 수습을 논의하고 28일 이 대표와 면담을 요청했다.
윤 후보는 이번 주 대구·경북(TK) 방문도 조율하고 있다.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윤 후보가 구속 수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풀려나면서 TK 지역의 강성 보수층 일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윤 후보가 직접 TK를 찾아 민심을 보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신년 여론조사는 상징성이 있다”며 “리스크를 안고 새해를 맞이하면 불리한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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