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작품 개발 사업 ‘창작공감’이 2022년 주제로 ‘기후위기와 예술’을 선정했다.
창작공감은 국립극단이 동시대 연극 제작을 위해 연출가·작가들과 사전 준비 작업부터 집필, 연습, 워크숍, 그리고 차기 년도 제작 공연 발표로 이어지는 일련의 창작 과정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연출·작가·희곡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연출 부문은 국립극단에서 제시하는 연간 주제를 바탕으로, 작가 부문은 작가의 집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각각 3명씩 선정해 작품을 발전시킨다. 희곡 부문은 온라인 상시투고를 통해 익명으로 접수할 수 있고, 접수된 희곡은 외부 전문가들이 읽고 추천작에 한해 작가 미팅 및 낭독·쇼케이스 공연을 실시한다.
내년 창작공감 연출의 주제인 ‘기후위기와 예술’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광보 예술감독 올 초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국립극단 주요 운영 방향의 하나로 제시한 ‘탄소발자국 줄이기’와도 맞닿아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세 명의 연출은 각자의 방식으로 주제에 맞는 공연을 창작해 내년 국립극단 제작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다.
한편 올해 공모를 통해 1년간 개발한 6개 공연은 내년 3~4월 완성된 모습을 드러낸다. ‘장애와 예술’을 주제로 공모를 통해 함께하게 된 세 명의 연출가 강보름·김미란·이진엽과 작가 공모에서 선정된 김도영·배해률·신해연 등 개성 넘치는 젊은 예술가 6명의 작품이다. 연출 부문은 장애·비장애 예술가의 협업, 장애인과 사회의 관계, 전통적인 관극 방식과 극장 접근성, 장애를 공연 언어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 등을 반영해 작품으로 개발했다. 김미란 연출의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가제), 이진엽 연출의 ‘커뮤니티 대소동’, 강보름 연출의 ‘소극장판-타지’가 차례로 소극장 판에서 펼쳐진다. 같은 기간 ‘창작공감: 작가’는 우울과 위로, 역사 속 다양한 인간군상,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 등 다채로운 화두를 담아낸 작품을 준비했다. 신해연 작가의 ‘밤의 사막 너머’(동이향 연출), 김도영 작가의 ‘금조 이야기’(신재훈 연출), 배해률 작가의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이래은 연출)를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극단은 내년 이들 작품을 포함해 총 1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극작·연출가인 수전 소택의 ‘앨리스 인 베드’를 통해 여성의 고통과 격정, 내적 승리와 삶의 한계를 들여다보며 한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채식주의자’를 벨기에 리에주극장과 공동 제작해 세계 초연한다. 백년 전쟁을 프랑스의 승리로 이끈 잔다르크가 어떻게 프랑스를 구한 국민적 영웅이 됐는지를 그린 조지 버나드 쇼의 ‘세인트 죠운’은 김광보 예술감독이 3년 만에 연출을 맡아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한다.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정치, 성소수자, 인종, 종교 등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화두를 던져 화제가 된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파트 2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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