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 비판과 함께 지역구도 완화라는 긍정적인 조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여야 대진표가 완성된 이후 한국갤럽이 2주마다 진행한 차기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11월 16∼18일 조사 기준으로 이재명 31%, 윤석열 42%, 의견유보 14%로 집계됐다. 이후 11월 30일∼12월 2일 조사에서는 이재명 36%, 윤석열 36%, 의견유보 15%를 기록한 데 이어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 허위이력 논란이 터진 이후 실시된 12월 14∼16일 여론조사는 이 후보 36%, 윤 후보 35%, 의견유보 16%다. 여야 진영이 결집하면서 부동층이 점차 줄어드는 역대 대선의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제 3지대를 내건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1월 30일∼12월 2일 조사와 12월 14∼16일 여론조사에서 각각 5%로 큰 변동이 없었다.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와 실망이 제3지대 후보들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원래 대선이 다가올수록 부동층은 줄어드는데,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양강' 두 후보가 상대 당 '텃밭'에서 예년보다 선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목이 쏠린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험지' 대구·경북(TK)에서 20% 이상의 지지율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역대 대선에 비해 그만큼 지역구도가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전국 1,000명을 상대로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0%의 지지를 얻었고, 윤 후보 역시 광주·전라에서 15%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의 12월 2주차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p)에서도 이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23.7%, 윤 후보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18.3%였다.
이 후보가 민주당의 불모지인 TK에서 비교적 '선전'하는데는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지역적 기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타는 민생버스) TK 순회 때에도 "제가 나고 자라고 묻힐 곳", "TK 출신의 큰 정치인으로 인정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호남 지역에서 윤 후보의 선전은 호남에서 국민의힘의 계속된 서진 정책 등 호남 구애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지만 호남 득표율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두 자릿수 득표로 화제가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18대 대선 호남 득표율은 10.5%였다.
역설적으로 두 후보 모두 지역주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해석도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각각 여야의 지역적 뿌리인 호남, 영남에 직접적 기반을 두지 않아 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우리 당 사람'이라는 인식이 약한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견제심리가 약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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