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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프가 왜 이래…온라인 매출 사상 첫 감소

올 89억弗…작년 90억弗 못미쳐

백신 접종·소비심리 회복에

'줄서기'는 다시 나타났지만

재고 부족하고 할인폭도 적어

공급대란에 블프전 쇼핑도 원인

27일 미국 뉴욕주 헤럴드 스퀘어의 메이시 백화점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 퍼래머스의 베스트바이 상점 앞. 개점 전인 오전 7시인데도 벌써부터 7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지난해만 해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다시 대기 행렬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매장 안은 생각보다 한산했고 실제 구매자도 적었다. 근처의 월마트도 평일 수준의 고객 수에 비해 매장 방문객이 크게 늘지 않았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미국 쇼핑 대목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온라인 유통 분석 업체인 어도비애널리틱스는 소비자들이 최소 9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저녁까지 온라인 매출은 89억 달러(약 10조 6,000억 원)에 그쳐 전년의 90억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어도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쇼핑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전인 추수감사절(25일) 온라인 쇼핑 매출액은 51억 달러(약 6조 1,000억 원)로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예상보다 블랙프라이데이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는 세계적인 공급망 대란에 재고가 부족하고 할인 폭도 작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 점이 꼽힌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6.2% 상승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추수감사절 평균 할인이 전년 대비 7% 감소함에 따라 주문 가격은 11% 올랐고 소비자들의 구매율은 3% 하락했다.



재고 부족의 우려로 블랙프라이데이 전에 이미 쇼핑을 끝낸 사람들이 많아 분산 효과가 나타난 것도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다수 미국 소비자들이 9월부터 일부 원하는 제품을 찾기 어렵고 배송도 지연되자 평소보다 일찍 쇼핑을 끝냈다. 유통 업체들도 코로나19 이후 미국인들의 온라인 쇼핑 의존도가 높아지자 지난달부터 일찍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시장 조사 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59%가 지난해보다 일찍 쇼핑에 나섰다. 맥킨지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1%가 공급 우려를 이유로 지난달 초에 상품을 미리 주문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1.7% 상승으로 나타났다.

커브사이드 픽업 문화도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커브사이드 픽업은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한 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지정 장소에서 받는 서비스다. 비대면으로 물건을 주고받는 수요가 커지면서 대중적인 쇼핑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울러 연휴를 마치고 월요일 직장에 출근해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할인 판매 ‘사이버 먼데이’로도 쇼핑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는 사이버 먼데이에 102억~113억 달러(약 12조 2,000억~13조 5,000억 원)의 온라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통 매장 관리 기업 센서매틱솔루션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오프라인 소매점 방문자 수는 1년 전보다 47.5% 증가한 반면 2019년보다는 28.3%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늘었지만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적어 기대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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