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전국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경기 외곽의 오름세가 주춤하는 한편 일부 지방 도시는 오히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내년 초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앞두고 집값이 비싼 수도권의 구매 수요는 줄어든 반면 지방권 수요는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오른 지역 10곳 가운데 비수도권 도시가 9곳을 차지했다. 마산 합포구가 1.13% 오르며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김천(0.89%)과 계룡(0.82%), 강릉(0.76%) 등이 뒤를 이었다. 순위 내에 들어간 수도권 지역은 인천 동구(0.88%)가 유일했다.
한 달 전인 10월 셋째 주만 하더라도 전국 상승률 1~5위는 계룡(1.36%)을 제외하면 안산 상록구(1.11%)·인천 연수구(1.04%)·오산(0.97%)·평택(0.90%) 등 모두 수도권이었다. 당시 마산 합포구 0.56%, 김천 0.00% 등 지방의 상승률도 현재보다 낮았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시장 흐름이 뒤바뀐 배경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내년 초부터 차주별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넘을 시 소득 한도에 따라 대출액을 제한하는 DSR제도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현시점 계약분의 경우 내년으로 잔금일이 넘어갈 수 있어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는 잔금대출 가능 여부가 불투명해 매수세가 위축된다는 것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가격대가 낮은 지방 일부 지역은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나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생력이 있는 지방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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