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 기간에 호텔 두 곳과 통하는 비밀통로를 만들어 성매매를 알선한 국내 최대규모 유흥업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업소는 손님들을 일반 투숙객으로 가장시켜 호텔로 입장하게 한 후, 손님들이 유흥주점에서 여성 접객원을 선택하면 또 다른 호텔로 이동시켜 성매매를 알선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28일) 밤부터 이날 새벽 4시 30분까지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A 유흥주점에서 업주 1명과 종업원 57명(남성 10명, 여성 47명), 손님 63명 등 총 121명을 적발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A 주점은 이전에도 불법 영업 의심 신고가 여러 차례 들어왔던 곳이지만 손님들이 B 숙박호텔로 들어가는 모습만 확인돼 단속이 어려웠다. 이에 경찰은 소방당국의 지원을 받아 유흥주점 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경찰은 유흥주점에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또 다른 C 호텔로 연결되는 비밀 출입문 3개를 열고 호텔에 진입했다. 이후 C 호텔 객실에 숨어 있는 손님과 종업원 총 119명을 적발했다.
경찰 수사 결과 손님들은 B 호텔의 지하 통로를 통해 유흥주점에 입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이를 도운 B 호텔 관계자 2명도 추가 입건했다.
경찰은 A 주점이 주점 내부에 유리창을 설치해 손님들로 하여금 여성 접객원을 선택하게 한 후 C 호텔로 보내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성매매 장면을 적발하지는 못해 추가 수사를 통해 이들의 성매매 사실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주점은 내부에 39개의 룸이 있는 국내 최대 규모(800여평) 유흥업소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 두 개를 이용해 이렇게까지 비밀 영업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그동안 단속이 어려워 '바빌론의 요새'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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