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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독소 조항은 유지···野 “오히려 개악···언론에 입증 책임 돌려”

與 대안, 징벌적 손해배상 배액 축소

언론이 입증해야 면책된다는 내용도

野 “외려 독소조항 강화…수용 불가”

인권위도 “신중 검토” 의견으로 제동

송영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언론 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완화하는 대안을 내놓은 것은 휴먼라이츠워치(HRW),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내외 인권 기관에서조차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강경파는 원안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송영길 대표 등을 중심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이에 따라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을 최대 5배에서 3배로 낮추고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을 삭제하는 등 수정안을 내놓게 됐다. 하지만 야당은 독소 조항이 남아 있어 ‘오히려 개악’이라는 입장이다. 입증 책임을 언론이 여전히 지게 되는 데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유지로 언론 기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 지적에 한발 물러선 與=여당은 이날 수정안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최대 3배 또는 5,000만 원 수준으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다. 또 허위·조작 보도를 정의한 조항을 지우고 열람 차단 청구권도 요건을 엄격하게 높이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도 삭제하기로 했다.

여당의 이 같은 수정안은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국내외 인권 기구에서 잇따라 우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이날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을 강하게 비판했다. 고의·중과실 추정 요건인 ‘보복적’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과 다르게’ 등 표현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고 본 것이다. 인권위는 “‘보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만 의존해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고의·중과실의 존부가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맡겨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HRW도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에 언론중재법 수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HRW는 서한에서 △‘허위·조작 보도’의 정의가 모호해 남용의 여지가 있다는 점 △‘진실하지 않은 내용’에 열람 차단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조항이 국제 인권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 △손해액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액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문제로 들었다.

◇입증 책임 등 독소 조항 여전=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언론중재법의 독소 조항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야당은 언론사에 입증 책임을 여전히 남겨둔 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수정안은 고의·중과실을 추정하지 않고 기존 판례에 따라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하도록 했다. 이날 민주당이 대안과 함께 제시한 ‘배액배상 입증에 관한 규정 현황’을 적용하면 당사자 언론은 고의나 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는 구조로 대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제안한 것은 더 개악”이라며 “(대안은) 언론이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외려 독소 조항이 강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또 “입증 책임을 (언론으로) 전환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체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손해배상 관련 조항 등을 수정해 대안을 만들고 이를 다음 회의에서 제시할 방침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역시 야당과 언론 단체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부분이다. 야당은 “징벌적 손배 조항 자체가 언론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며 삭제를 제안했다. 현행 규정만으로도 언론 보도에 대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의 이 같은 문제 제기로 인해 언론중재법에 대한 여야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오는 26일까지 개정안을 논의한 뒤 27일 본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8인 협의체 8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배액 자체가 징벌로 가는 것이다. 피해를 본 것보다 몇 배 준다는 것이 헌법상 정당하느냐”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지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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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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