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숨을 구한 아프가니스탄 통역사가 백악관에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냈다고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통역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08년 상원의원 시절 아프간을 방문했을 당시 눈보라로 헬기가 외딴 계곡에 비상착륙했을 때 구조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36세로 미 육군 통역사로 복무하고 있었으며, 82공수사단과 함께 험준한 계곡 등에서 100여 차례의 총격전에 참여한 조력자다. 그러나 미군의 철수 후에도 카불에 남겨지며 미처 대피시키지 못한 아프간 조력자에 포함됐다.
자신을 모하메드라고 소개한 이 통역사는 WSJ에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저와 제 가족을 구해주십시오. 저를 잊지 마세요”라며 지난 30일 다급한 구조 요청을 보냈다. 그는 탈레반을 피해 가족과 함께 은신해 있다고 밝혔다.
WSJ은 모하메드와 가족이 수년간 아프간을 떠나려했지만 관료제도에 발이 묶여 번번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6월 미국에 특별 이민 비자를 신청했지만, 그가 일하던 방위산업체에서 서류를 잃어버려 비자 신청이 중단됐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에도 모하메드는 가족들과 함께 카불 공항에 갔지만 탈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는 WSJ에 "다른 수천 명의 사람들처럼 카불 공항 게이트로 가서 운을 시험해 봤다"며 "그러나 미군에 거절 당했다. 그들은 '나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WSJ 기자가 읽은 모하메드 메시지를 듣고 "미국은 아프간 조력자를 국외로 빼내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당신(모하메드)을 구출할 것이고, 우리는 당신의 공로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의 소식이 전해지자 미 참전용사들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프간에서 모하메드와 함께 일했던 육군 참전용사 숀 오브라이언은 "한 명의 아프간인만 도울 수 있다면 (모하메드)를 선택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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