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불법 개설 등 혐의로 수감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보석을 요청한 가운데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단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박재영·김상철 부장판사)는 26일 최씨의 항소심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고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요양병원이 사실상 사무장 병원이었는지, 피고인이 사무장 병원 운영에 가담했는지”라며 “원심 판결에서는 이 점이 명확하게 판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규명하려면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봐야 한다”며 “피고인이 의료재단이 형해화(형식만 있고 의미는 없음)한 점을 알고도 운영에 관여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씨 변호인은 “최씨가 병원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거나 이득을 취한 적은 없고 동업자로 알려진 주모씨에게 병원 건물 매수 비용 2억 원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소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의 보석 인용 여부를 심문하기도 했다.
최씨는 “어떤 때는 혈압이 막 떨어져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고통스럽다”며 “판사님이 배려해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업자가) 좋은 쪽으로만 얘기해서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추호도 물의를 일으킬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 가혹한 처벌을 받아 고통스럽다”고도 했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2013년 2월 불법으로 요양 병원을 개설,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22억9,000만원을 불법수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앞서 동업자 3명만 지난 2015년 입건돼 1명은 징역 4년, 나머지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2014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책임 면제 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가 이후 기소됐다.
최씨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6일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최씨 측 변호인의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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