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되살아난 류현진 '7이닝 완봉승'

텍사스전 안타 3개만 허용

더 빨라진 체인지업 던져

투구수 83개로 9승 결실

MLB닷컴 "전성기 모습"

올스타 휴식기 동안 수염을 기르고 나온 토론토 류현진(왼쪽)이 19일 메이저리그 텍사스전 뒤 포수 대니 잰슨과 완봉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버펄로=AFP연합뉴스

2회 무사 3루. 실점이 당연한 상황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무실점으로 막은 뒤 당연하다는 듯 표정도 없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집 나갔던 체인지업 제구를 되찾은 류현진이 에이스의 ‘완벽 부활’을 알렸다. 류현진은 19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세일런필드에서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더블 헤더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 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코로나19로 더블 헤더는 9회까지 가지 않고 7이닝으로 끝낸다. 류현진의 시즌 9승(5패, 평균 자책점 3.32)째는 완봉승으로 기록됐다. 통산 세 번째이자 지난해 토론토 이적 이후로는 첫 완봉승이다.

비로 등판이 하루 연기됐지만 류현진의 공은 날카롭기만 했다. 2회 조이 갈로의 단타성 타구 때 중견수의 실수가 나와 무사 3루에 몰렸지만 존 힉스를 3구 삼진, 엘리 화이트를 1루 뜬공, 데이비드 달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힉스를 맞아 2·3구로 체인지업을 던져 연속 헛스윙을 끌어낸 뒤 구석을 찌르는 낮은 코스의 시속 149㎞ 포심 패스트볼로 달을 들여보냈다.



7이닝 동안 투구 수가 83개에 불과할 만큼 막힘이 없었다. 3회 2사 1·2루 때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초구 볼 뒤 체인지업 3개에 연속 헛스윙을 했다. MLB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은 “류현진이 전성기 모습으로 후반기를 시작했다”며 “6월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6차례 등판에서 평균 자책점이 5.35였지만 올스타 휴식기 전 마지막 등판에서 체인지업을 회복한 뒤 이날 환상적인 체인지업(24개)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텍사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17차례 배트를 휘둘렀는데 7번이 헛스윙이었다. 체인지업 평균 시속이 134㎞로 빨라진 것도 눈에 띄었다. 류현진은 “불펜 피칭을 하면서 투수 코치님과 팔 각도가 떨어졌다는 걸 확인해서 이를 세우려고 노력했다”며 “가장 좋은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폼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됐다”고 돌아봤다.

토론토는 더블 헤더 2차전까지 10 대 0으로 승리, 후반기 3연승을 달리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신바람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