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6일 여당 내 대선 경쟁자들의 적통 경쟁에 대해 "서글프다"고 말했다. 다른 경쟁 후보들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민주당 정권 3명의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적통’논쟁을 벌이는 게 결국 비주류인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애둘러 비판한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줌(ZOOM) 프로그램으로 가진 두번째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적통은 왕세자를 정할 때 정식 왕비의 자식이냐, 궁녀의 자식이냐 아니면 민가의 종의 자식이냐 그런 걸 따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는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 생각하고. 민주당의 당원은 누구나 민주당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그중에서 피, 혈통을 따진다는 느낌이다. 이건 현대 민주주의에 안 맞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나는 어차피 당원의 한 사람일 뿐이고 또 힘의 관계로 따지면 실제로는 중심에 있지는 못한 사람이었으니까"라며 "그냥 가능하면 국민주권주의, 당원중심 정당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말씀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빠르게 지지율을 회복중인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는 "민주당 전체에서도 이쪽에서 옮겨갔다기 보다는 그쪽에 새로운 지지자들이 붙은 것 같다"며 "이 전 대표도 한때 40% 지지를 받던 분이지 않느냐. 엄청난 지지율을 갖고 있던 분인데 지금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게 일부 복원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5년 전 대선경선에 나왔을 때 내가 똑같은 것을 겪었다"며 "어느날 갑자기 지지율 2~3%를 하다가 갑자기 한국갤럽 기준 18%로 올라가고 문재인 대통령 하고 차이가 3~4%가 안 나니까 내가 갑자기 가슴이 벌렁벌렁해지면서 '이거 한번 제껴봐야 되겠다. 혹시 내가 될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갖고 오버하다가 내가 그때 아주 안좋은 상황이 됐다"면서 지난 2017년 대선경선 당시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도 정말로 순간"이라며 "국민들이 보고 '이재명 저 친구가 딴 마음 먹는 것 같구나. 혼좀 나야겠네, 안 되겠네' 그런 마음을 먹는 순간 쭉 떨어지더라. 지금은 그게 좀 보이는데 그때는 사실 그게 안 보였다"고 했다. 이어 "지금 지지율 부분은 그렇게 깊이 신경을 안 쓰려고 한다. 또 신경을 쓴들 잘 될 일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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