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수사’를 하다 한직으로 밀려난 검사들의 사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중간간부 중 90% 이상이 자리를 옮긴 역대급 검찰 인사의 후폭풍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사법연수원 28기 동기인 나병훈(54)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이준식(52) 부천지청장이 각각 사의를 표명했다. 나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과 채널A 사건을 맡았던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를 지휘해왔다. 하지만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에게 무혐의 처분 의견을 내린 변 부장검사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나 차장검사는 지난 25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한직으로 평가받는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지난 2월 1차장검사로 발탁된 지 4개월여 만에 밀려난 것이다. 고검 검사는 수사업무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통상 좌천성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지청장도 이번 인사에서 나 차장검사와 마찬가지로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받았다. 나 차장검사의 지휘 아래 수사팀장을 맡았던 변 부장검사는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좌천됐다.
이번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난 양인철(49·29기)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도 이날 검찰에 명예퇴직원을 제출했다. 양 인권감독관은 지난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던 중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연장에 특혜 의혹이 있다는 사건을 맡아 수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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