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의 반도체 관련 정책 수립을 주도할 인물에 자신의 경제 책사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를 낙점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주도할 총괄 사령관으로 류 부총리를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류 부총리는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경제 책사로 불리는 인물로 중국의 경제·금융 개혁을 주도해왔다. 미중 무역전쟁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대미 무역협상 대표를 맡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참모 중 한 명을 반도체 총괄로 임명한 것은 이 계획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중국의 기술개혁 태스크포스(TF)를 이끌어 온 류 부총리는 중국 자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최첨단 미세공정에 들어가는 장비 개발 등도 총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약 1조달러(약 1,131조원)의 지원금을 책정했으며 이중 상당 부분을 차세대 반도체 투자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IC와이즈의 애널리스트인 구원쥔은 "중국은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인 만큼 공급망 보안이 중요하다"며 "어느 나라든 공급망 전체를 통제할 순 없지만, 한 나라의 노력은 한 기업보다 확실히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지난달 중국 과학계와의 간담회에서 "중국에 기술과 혁신은 단순한 성장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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