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까지 일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건 틀린 얘기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려면 70대(代)까지 일해야 합니다.”
‘인구학’ 전문가 조영태(사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16일 현대차그룹과 고용노동부서울시50플러스재단, ㈜상상우리가 공동으로 주최한 ‘신중년 취업 트렌드 2021’ 온라인 세미나에서 “앞으로 일하는 인구가 줄어들 텐데 이렇게 되면 일하는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일의 미래, 신중년의 미래’ 주제의 기조 강연에서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려면 인구의 변화를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가 사람으로 구성되고 사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장”이라며 “사람이 변하면 시장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조 교수가 초점을 맞춘 것은 일하는 인구의 변화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전체 인구수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일을 하고 소비하는 인구는 337만 명이나 줄어든다”며 “이렇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실버 산업에서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실버 산업은 시장 규모가 작아 뜨지 못했지만 10년 후 80세 이상이 300만 명을 넘어서면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관련 산업도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80세 이상을 잘 알 수 있는 이는 청년들보다 5060세대”라며 “이 분야에서 신중년에게 기회가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인구보다 가구, 특히 수도권의 젊은 1인 가구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내놓았다. 조 교수는 “자동차도, 가구도, 가전도 사는 주체는 개인이 아닌 가구”라며 “수도권의 1인 가구, 특히 지방에서 유입되는 젊은 1인 가구들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이들을 겨냥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노년층을 겨냥할 때 모바일 기기와 관련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것도 당부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만큼 70대 이상이 모바일 기기를 잘 쓰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디지털 기기와 그들 연령대에 필요한 것을 합쳐서 본다면 분명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부산 인구와 맞먹는 인력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텐데 우리 사회가 이를 그냥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정년 문제 등이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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