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미술관 유치 총력전 나선 대구… "건축비 전액 부담하겠다"

문광부 소유 경북도청 후적지에 ‘이건희 헤리티지 센터’ 건립, 사업비 2,500억원 전액 시 부담

삼성상회터 등 삼성의 역사·공간 연계한 투어 루트 개발 등 ‘대한민국형 빌바오 효과’ 창출 약속

권영진 대구시장. /사진 제공=대구시

대구시가 국립이건희미술관 유치를 위해 건축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건희헤리티지센터’ 건립과 이에 따르는 사업비 전액 부담을 정부에 제안했다. 미술관과 관련 시설을 포함하는 건축비 약 2,500억원 전액을 시비로 지원하고 대구 곳곳에 산재해 있는 삼성의 역사와 공간을 연계해 관광 코스를 개발해 ‘한국형 빌바오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권 시장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은 반드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건립돼야 하며 최적지는 준비된 도시 대구”라며 “대구는 이인성과 이쾌대 등 한국 근대미술의 걸출한 화가를 배출한 대한민국 대표 미술도시인 동시에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이자 삼성의 창업지로, 삼성의 태동을 기억하는 공간과 스토리가 곳곳에 스며 있는 삼성의 홈타운”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일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 2,500억원 전액을 시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제공=대구시

이날 권 시장은 이건희미술관의 대구 유치를 위해 세 가지를 정부에 제안했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가 동의하면 경북도청 후적지 부지에 미술관 및 관련 시설을 건립하고 사업비 약 2,500억원 전액을 시비와 시민성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컬렉션의 가치에 걸맞는 전시관과 수장고를 갖춘 미술관, 삼성의 기증 정신을 지킬 아시아 최고 수준의 미술보존센터와 야외문화공간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인 이건희헤리티지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건희 회장의 생가와 주변을 공원화하고, 삼성상회터, 삼성창조캠퍼스, 이건희미술관을 잇는 투어 루트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도 내걸었다. 또 제일모직이 기부채납한 오페라하우스에서 ‘이건희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대구의 경제·문화예술 콘텐츠 및 인프라를 활용해 한 도시의 건축물이 도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빌바오 효과의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시장은 “삼성이 직접 지은 청년 창업의 요람인 대구삼성창조캠퍼스와 대구오페라하우스, 프로야구 원년부터 함께한 대구삼성라이온즈는 대구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대구경북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건희미술관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유발 효과 7,482억원에 부가가치유발 효과 3,201억 원에 이르며 이 중 매년 방문객 소비 지출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만 1,23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