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출신 시각장애인 장훙(46)이 8,848m의 에베레스트산 정상 등반을 마친 뒤 지난 27일 무사히 기지로 귀환했다고 보도했다. 시각장애인이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른 것은 아시아에선 장훙이 처음이며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다.
장훙은 “장애가 있거나 시력 또는 팔, 다리가 없다 하더라도 강한 마음가짐만 있으면 문제없다”면서 "다른 사람이 '넌 할 수 없다'고 하는 일도 언제든 해낼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 남부 충칭시에서 태어난 그는 21세에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몇 년 뒤인 2001년 장훙은 시각장애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한 미국인 에릭 웨이헨메이어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이에 연인의 도움을 받아 등반 훈련을 시작한 장훙은 결국 에베레스트산에서 가이드 세 명과 함께한 끝에 목표를 이뤘다.
그는 "내가 어디를 걷는지 볼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주 무서웠다. 설 곳을 찾지 못해 넘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힘들어도 이런 어려움을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등반에는 어려움과 위험이 있다. 이게 등반의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75세 남성이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찍고 안전하게 돌아와 미국인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변호사 출신인 아서 뮤어(75)가 지난 23일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했다. 종전에 세워진 미국인 최고령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 기록은 67세였다. 뮤어는 "산 정상에 올랐을 때는 나도 놀랐다. 하지만 서 있기엔 너무 힘들었다. 기념사진을 보면 나는 앉아만 있다"면서 당시 일화를 전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은퇴한 뮤어는 68세부터 남아메리카와 알래스카 등지를 다니며 등반을 시작했다. 그는 3년 전 에베레스트산 정복에 도전했으나 도중에 발목이 다쳐 중단한 적 있었다. 그는 "산이 얼마나 크고 위험한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되면 걱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등정에 도전했다면서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동안 손자가 태어나기도 했다고 뮤어는 전했다.
지난 27일에는 홍콩 여성 산악인 창인훙(44)이 등반 25시간 50분만에 정상에 도달해 여성 최단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에베레스트산 등반객의 출입을 통제하는 네팔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이곳을 폐쇄했다가 지난 4월 다시 문을 열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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