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홍콩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진행한 ‘20세기와 21세기 미술경매’ 이브닝세일이 역대 최고의 낙찰 총액인 약 2,291억원(15억8,529만 홍콩달러)을 기록했다.
경매사 크리스티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낙찰총액(수수료 포함)은 크리스티 아시아의 이브닝세일 역대 최고인 2,291억원이며 낙찰률은 97%에 달했다”면서 “이날 이브닝경매에는 총 26개국에서 참여했고 온라인플랫폼으로 생중계돼 전 세계 180만명 이상이 접속해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아시아 이브닝세일의 이전 최대 매출은 지난해 12월에 달성한 2,000억원(14억1,923만 홍콩달러) 였다. 그 전 기록은 2018년 하반기 이브닝세일에서 거둔 12억9,878만 홍콩달러가 최대치였다. 재키 호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세일 책임자는 “지난 12월 경매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낙찰총액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은 크리스티 아시아가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20세기, 21세기 미술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미술계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바스키아 열풍…11명 작가 최고가
이번 이브닝세일 최고가 낙찰작은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미국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외눈사내와 복사기 얼굴)’로 15분이나 이어진 경합 끝에 약 338억5,500만원(2억3,429만홍콩달러)에 낙찰됐다. 바스키아는 지난 3월 크리스티 홍콩에서 ‘전사’가 약 472억원(3억2,360만홍콩달러)에 팔리며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된 서양미술품 중 최고 낙찰가 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한 이번 경매를 통해 총 11명이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이 이브닝세일에 처음 선보여 1978년작 ‘CSH 1’이 약 14억원(985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성공적 데뷔와 함께 자신의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외에도 최근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페이스갤러리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캘리포니아 출신 젊은 여성작가 로이 홀로웰의 ‘Yellow Canyon Over Red Ground’가 약 6억3,000만원(437만5,000홍콩달러), 국내에서도 인기인 매드사키의 ‘Liberty Leading the People II’가 약 6억원(412만5,000홍콩달러)에 낙찰되며 작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에이버리 싱어, 로날드 벤투라, 크리스틴 아이 추, 황 유싱, 영 통 렁, 이즈미 카토, 첸 페이, 코헤이 나와 등이 자신의 최고가를 세웠다.
박서보,이우환 ‘단색화’ 순풍
다음날인 25일 진행된 ‘데이세일’과 ‘애프터눈세일’은 낙찰총액 약 567억원(3억9,254만2,500홍콩달러)을 달성했다. 1970년대에 시작된 한국의 단색조 추상회화인 ‘단색화’ 작가 박서보의 ‘묘법 No. 050508’이 4억3,000만원(300만홍콩달러), 이우환의 ‘종응’이 4억2,000만원(287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하종현의 ‘접합 97-120’은 낮은추정가의 약 9배에 달하는 7,600만원(52만5,000홍콩달러)에 낙찰되는 성과를 거뒀고, 김환기의 ‘이른 아침’이 약 3억1,000만원(212만5,000홍콩달러)에 팔렸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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