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공사 현장에서는 89명이 배달된 음식을 먹고 집단 식중독을 앓는 일이 발생했다. 식당에서 오전에 조리해 보온 박스에 담겨 있다 현장으로 배달된 밥과 국·닭복음탕 속에 있던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으로 인해 식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식중독 환자는 주로 여름철,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환자는 주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일교차가 큰 봄철에 환자 수가 가장 맣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2020년 5년 간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총 46건 발생했고 환자 수는 1,584명에 달했다. 46건 가운데 과반인 24건(환자 수 771명)은 봄철인 3~5월에 발생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봄철에 퍼프린젠스 식중독이 특히 많은 이유는 음식을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저녁에 조리한 뒤 기온이 올라가는 낮까지 실온에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27건(환자 1,0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체 등의 집단 급식소 6건(287명), 학교 집단급식소 5건(139명) 등의 순이었다. 발생 원인은 △돼지고기 등 육류 음식 6건(597명) △도시락 등 복합조리 식품 4건(316명) △곡류 2건(31명) △채소류 2건(26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식약처는 퍼프린젠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류 등을 완전히 익히고, 조리 음식을 식힐 때는 산소가 골고루 들어갈 수 있게 규칙적으로 저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가급적 여러 용기에 나눠 담아 따뜻하게 먹는 음식은 60℃ 이상, 차갑게 먹는 음식은 5℃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퍼프린젠스균은 공기가 없는 조건에서 잘 자라며 열에 강한 ‘아포’를 형성할 수 있어 다른 일반 식중독균과 달리 충분히 끓인 음식에서도 다시 증식할 수 있다”며 “국·고기찜 등을 대량으로 만들어 그대로 실온에 방치하면 솥 내부 음식물은 공기가 없는 상태가 되고 이후 실온에서 서서히 식으면 가열 과정에서 아포를 형성해 살아남았던 균이 재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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