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어린이병원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3,000억 원 중 절반인 1,500억 원을 소아암 환자 진단·치료 지원에 사용한다. 또 소아암·희귀질환 연구 및 인프라 구축 지원에 900억 원, 희귀질환 진단·치료 지원에 600억 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고 이 회장 유족에게서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기부금’ 3,000억 원을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의 사업 추진 계획(2021~2030년)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전국의 어린이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을 발족할 예정이다.
우선 소아암 환자의 진단·치료 지원 기금을 활용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유전체 검사비, 면역·표적항암제 치료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아암·희귀질환 연구 및 인프라 구축 지원기금은 진단·치료기술·약제 연구개발 등 공동 임상 연구에 쓴다. 또 전국 어린이병원의 소아암·희귀질환 의료정보를 연계하는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 진단 인프라 구축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어린이 질환은 종류가 다양한 데 비해 환자 수는 적기 때문에 전국의 어린이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고 이 회장 유족의 기부금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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