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중·고등학교에서 중위권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에서는 학력 양극화가, 고등학교에서는 학력 저하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3년간 전국 8개 시도에서 표본으로 선정한 중·고교 1,259곳의 수학 학업성취도 분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학교의 75.9%, 고등학교의 66.1%에서 2020학년도 1학기 수학 중위권(B∼D 등급) 학생이 2019년 1학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권 감소는 고등학교보다 중학교에서 더 두드러졌다. 중위권이 감소한 학교 수는 중학교가 438개교에서 646개교로 전년대비 47%가 증가했고, 고교는 220개교에서 270개교로 22% 늘었다.
같은 기간 하위권(E등급)은 조사대상 중학교 중 56.9%, 고등학교 중 66.4%에서 늘었다. 하위권이 증가한 학교 수는 중학교가 359개교에서 485개교로 전년대비 35%가 증가했고, 고등학교는 199개교에서 271개교로 36%가 늘었다.
전국 8개 시도에서 표본으로 선정한 중·고교 973개교를 대상으로 2020학년도 1학기에 국어·영어·수학 학업성취도가 2019학년 1학기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본 결과 중위권 비율은 중학교에서 5.8%포인트, 고등학교에서 4.4%포인트 감소했다.
중학교에서는 상위권이 전년보다 2.3%포인트 늘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1.3%포인트 줄었다. 하위권 비율은 중학교 3.5%포인트, 고등학교 5.7%포인트 늘어나는 등 모두 증가했다.
중학교는 A(상위권),E(하위권)등급 비율이 함께 높아지는 ‘학력 양극화’, 고등학교는 상위권이 감소하고 하위권이 증가한 학력 저하가 두드러진 셈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기존에도 학교 현장에 교육격차는 존재했지만, 작년 한 해 코로나로 등교수업이 줄면서 학습손실이 가중돼 평균적 학습 수준을 유지하던 중위권이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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