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이르면 다음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을 보유하는 영국인의 비율은 오는 12일 73.4%를 기록한다. 보통 전문가들이 인구의 70~85%가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이 생긴다고 주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영국이 집단면역 달성을 선언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집단면역은 면역을 보유한 구성원이 많아져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되면서 면역이 없는 이도 함께 보호를 받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번 분석 결과는 최근 다른 연구기관이나 당국의 조사 결과와는 뚜렷하게 대조되는 면이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발표한 모델분석에서는 영국에서 면역을 지닌 이들의 비율이 지난달 말까지 34%에 불과했다. 영국 통계청(ONS)도 지난달 8∼14일 잉글랜드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이의 비율이 54%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면역은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막는 항체뿐만 아니라 감염된 세포를 확인하고 파괴하는 T세포의 활동으로 작동한다. 항체가 없는 상황에서 T세포가 활동하는 경우도 있어 면역 보유자 비율은 항체 보유자 비율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ONS의 발표 뒤 710만명이 추가로 백신 첫 회분을 접종했고 10만명 정도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며 더 많은 이들은 무증상의 형태로 감염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가동하는 백신 추적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영국 성인 인구의 58%에 달하는 3,170만여명이 백신을 최소 1회분 접종했다. 칼 프리스턴 UCL 교수는 "놀랍다"면서도 "성인이 50% 넘게 백신을 접종했고 42% 정도가 계속 바이러스에 노출돼왔고 10% 정도가 미리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이한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프리스턴 교수는 "감염 자체를 아예 차단하는 면역이라는 의미의 백신 효능을 계산해 반영할 때 모델 분석에서 인구 70% 정도가 면역력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UCL의 분석 결과 때문에 영국 정부가 더 빨리 방역규제를 해제하도록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대유행 재발 우려를 들어 봉쇄조치 완화에 신중하자는 학계 조언에도 기존 로드맵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12일부터 미용실, 옷가게, 헬스장, 도서관 등 그간 영업을 제한한 영업장을 다시 열고 식당, 술집이 실외에 자리를 두고 영업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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