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가 사실상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얀마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소수 민족인 카렌족 마을을 공습했고, 최소 7명이 숨진 채 1만 명 넘는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에 주한미얀마인 커뮤니티와 한국의 시민단체가 연대해 만든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의 공동대표인 소모뚜(SOE MOU THU)씨가 여당에 이어 야당 의원을 찾아 1만 명 이상의 미얀마 난민 구제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소모뚜 공동대표는 지난 31일 국회를 방문해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미얀마 난민 구제를 위해 국제사회 속 대한민국 정부의 역할을 진작에 여당에 요청했지만, 3주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소모뚜 공동대표는 여당과 만나 미얀마 난민 구제의 실질적인 개선책과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을 당부했으나 3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지 의원을 찾은 것이다.
소모뚜 공동대표는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태국이 국제사회에 미얀마 난민을 위한 난민캠프를 운영하여 수용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미얀마 난민을 거부하고 있다”며 “수천 명의 카렌족이 난민으로서 태국에 수용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정부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미얀마 군정의 무차별적인 학살 행위로 미얀마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추후 가까운 미래에 미얀마의 내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이 유엔평화유지군의 개입에 앞장서 주었으면 좋겠고 미얀마 국민과 사회 안정을 위한 대한민국 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군이 지난 28일 카렌주 파푼 지역에 공습을 가한 이후 1만명 이상의 카렌족 주민들이 집을 떠나야 했다. 이 가운데 3,000 명 가량은 국경을 넘어 인근 태국 지역으로 피신했고, 8,000명 가량은 파푼의 숲속으로 피신한 상태다. 미얀마 군경에 의한 시위대 '학살'과 더불어 소수민족 무장 조직에 대한 공습으로 난민이 대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미얀마 내부에서는 미얀마 시위가 내전으로 발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탈북 후 북한인권단체를 운영해온 지 의원은 “미얀마 군정이 ‘민주주의 질서 확립’이라는 명분으로 자국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벌이고 있는 힘없는 어린아이와 시민에 대한 무차별적 인권 침해는 국제적으로 큰 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이어 “보편적 인권,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미얀마 군정의 도전과 충격적 행위에 대하여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미얀마인들의 요구사항과 개선 방향을 확인한 만큼 난민캠프 건립과 각종 지원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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