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수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약 두 달 만인 17일 처음으로 만났다. 이번 회동이 양국의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지만 대북·대중 문제 등 안보 핵심 현안에 대한 양국 간 의견 조율이 완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각각 서울 외교부와 국방부 청사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첫 회담을 열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미 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린치핀(핵심 축)”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틴 장관도 한미 동맹에 대해 “동북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전 세계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 축”이라며 한층 무게감을 실었다. 또 “중국과 북한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역내 국가’ 같은 완곡한 표현이 아닌 ‘중국’이라는 개별 국가를 특정해 공개적으로 위협이라고 압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한미 동맹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대북 억제력과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이날 회담은 18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릴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 앞선 사전 조율의 성격이 강했다. 2+2 회담에서는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 한미 동맹 발전과 역내 협력, 글로벌 협력도 집중 논의된다. 한미 간 2+2 회담은 지난 2016년 10월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후 5년 만이다. 이번 회의에서 그동안 온도 차를 보여온 대북 및 대중 압박 여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 한미일 협력 등에 대해 양측이 18일까지 큰 틀에서 입장을 조율하고 향후 양국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의 윤곽까지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2+2 회담 등을 개최한 후 블링컨·오스틴 장관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한편 외교부는 “두 장관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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