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인사 갈등으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다음 주초 단행되는 차·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가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로 불거진 신 수석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이의 갈등이 확대되느냐 종식되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인사위원회를 열고 중간 간부 인사를 논의한다. 통상 인사위가 열리면 당일이나 이튿날 결과가 발표된다. 애초 중간 간부 인사는 늦어도 이날 발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를 놓고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갈등이 생기면서 중간 간부 인사가 늦춰졌다는 분석이다. 18~19일 이틀 동안 휴가를 낸 신 수석이 복귀하는 22일 인사안을 최종 조율해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 장관이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주말이라도 언제든 (신 수석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문제는 실제 윤 총장 의견이 반영될지다. 박 장관이 앞서 “법무부와 대검찰청 실무진에서 수시로 인사안을 갖고 소통하고 있다”며 윤 총장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있다고 했지만 법조계에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에서도 윤 총장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일부 주요 사건 수사에 대한 일관성 유지를 위해 부장검사 등 지휘 라인을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박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법조계 안팎에서는 오히려 현 정권을 겨냥한 사건을 수사하는 중간 간부들이 좌천되거나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 등이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간 간부의 경우 통상 1~2년 동안 같은 검찰청에서 근무한다. 두 사람이 지난해 9월 부임했다는 점에서 인사이동이 생기면 이른바 ‘정부 방탄 인사’라는 논란이 일 수 있다.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한동훈 검사장 기소 여부를 두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었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변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을 불기소해야 한다고 보고했으나 이 지검장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담당관·과장급 중간 간부들도 관심사다. 앞서 대검 중간 간부 27명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며 전국 검사들이 비판 성명서를 낼 때 동참한 바 있어 이들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