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한일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이며 그 결과 한미일 3국의 정책 조율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9일(현지 시간) CRS에 따르면 조사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일 관계에는 일본의 과거 식민 지배라는 민감한 역사적 문제로 지속적인 긴장이 존재했다”며 “지난 2018년 이후부터는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CRS는 “2018~2019년 무역과 안보·역사 관련 논쟁을 포함해 양국 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와 보복으로 양국 관계가 곤두박질쳤다”며 “이는 한미일 정책 조율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동맹이 활기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며 “더욱 효과적인 3자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두 동맹 간에 신뢰를 촉진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CRS는 “많은 일본인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북한과의 외교 시도가 일본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봤다. 그 와중에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 미국과 인도·호주와 방위 협력을 위한 ‘쿼드(Quad)’를 만들었다는 게 CRS의 평가다.
CRS는 “일본은 안보와 무역에서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공동의 안보 목표는 점점 강력해지는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는 것부터 북한의 위협 대응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일 관계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최근 미일 양국에 새 정상이 취임하면서 양국 관계와 협력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일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당국자들이 현 협정의 단기 연장에 합의하고 관행이었던 5년 단위 합의를 위한 협상을 미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한 미군 협상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