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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부산시장 선거…김종인 “부산 가겠다”

민주당에 지지율 두자릿수 앞서다가 역전

文 신년 기자회견·단일화·경선 잡음 영향

이낙연 부산 찾아 ‘가덕도신공항’ 힘 싣기

장제원 “중앙당이 부산 선거 무관심” 비판

김종인 “쉬운 선거 없어, 부산 방문하겠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권욱기자




4월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추락하며 당황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민주당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지지율이 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거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서로 비방하는 구태를 보이면서 부산의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40%→19%·민주당 21%→34% 지지율 역전




2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8일에서 20일까지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민주당의 1월 3주차 지지율은 34.5%로 전주(26.1%)보다 8.4%포인트 상승하며 국민의힘(29.9%)을 눌렀다. 국민의힘(40%)은 PK지역에서 지난 12월 5주차는 민주당(21.3%)에 18.7%포인트, 1월 1주차에는 17.5%포인트, 1월 2주차에는 14%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한 주 만에 지지율이 뒤집혔다.

이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의 전국 지지율이 뛴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32.9%)은 8주 만에 국민의힘(28.8%)을 누르고 지지율 1위 정당이 됐고 부산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뛰었다. 눈에 띄는 점은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이 아닌 국민의힘의 하락이다. PK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한 주 만에 10.1%포인트나 하락했다.

국민의힘 “다 이긴 선거” 자신…후보 간 흑색선전에 ‘민심 이반’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연합뉴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들이 ‘흑색선전’을 하며 서로 헐뜯는 구태를 보인 것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부산에서 지지율이 시종일관 민주당에 크게 앞서면서 “다 이긴 선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된다”는 인식이 퍼졌고 후보들이 이기기 위해 비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서로 “지난 총선에서 참패를 초래한 책임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인사”라고 비판하고 다른 쪽에서는 사생활에 더해 성추문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구태를 보이고 있다. 후보들 간에 “네거티브도 도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공천관리위원인 안병길 의원이 나서 ‘과열·혼탁 방지를 위한 촉구문’까지 발표했다. 안 의원은 “그는 “후보자는 오로지 능력과 정책, 비전 경쟁을 통해 시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구태 정치의 표본인 흑색선전, 근거 없는 비방 등 여러 유형의 마타도어를 일체 삼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에서는 흑색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이 와중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 부산 방문 ‘가덕도 신공항’ 쐐기


이낙연(왼쪽 세번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박미영 예비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와중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1일 부산을 찾아 지역의 염원인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약속하며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해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더 나아가 부·울·경의 미래다. 가덕신공항이 빨리 시작해서 빨리 완공되도록 있는 힘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부산에 오는 외국인들을 인천공항 거쳐 오라고 하는 건 그분들에게 매우 어려운 요구”라며 “관광객 유치와 마이스 산업을 키우는 데 가까운 공항이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통과돼야 한다”며 “저희 민주당, 문재인 정권은 있는 힘을 다해서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과 조기 완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브리핑에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인영 부산시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함께 했다.

이를 두고 부산의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부산지역에서 조직도 좋고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또 민주당은 아름다운 경선, 승자와 패자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는 서로 확인도 불가능한 비방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당 부산에 너무 무관심” 비판, "혁신 못하면 거품 꺼진다" 자성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호재기자.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추락하자 지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분출됐다. 부산지역 중진 장제원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하락세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체감적으로도 부산 민심이 최근 들어 조금씩 돌아서고 있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 “첫째 중앙당이 부산 보궐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손을 놓고 있는 느낌을 준다”며 “신공항 문제를 비롯한 부산 경제 추락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어떠한 정책적 지원도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서울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부동산 대책 등 전폭적인 정책지원을 해주고 있는 데 반해, 부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전무하다”며 “반면, 민주당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을 퇴직시켜 거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그러니 국민의힘에서 부산은 이미 이건 것으로 간주해 ‘찬밥신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부산지역 민심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오늘 서울뿐 아니라 부산까지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당 지도부는 이 결과를 일시적인 것으로 무시해선 안 된다”고 적었다. 이어 “그동안 우리당의 앞선 지지율은 우리 실력으로 획득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거저 얻은 반사 효과일 뿐이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혁신하고 대안 정당으로 인정받아서 얻은 지지율이 아닌 것은 언제든지 꺼질 수 있는 거품 지지율”이라고 했다.

부산 민심 요동…김종인 “신경 써야, 부산 가겠다”


김종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특위 9차 회의에서 휴대전화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부산지역 민심이 요동치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2월 부산으로 향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친 후 부산 지역 정당 지지율 조사결과 민주당과 격차가 역전됐다는 질문에 “이틀 동안에 여론이 그렇게 변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기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비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당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연히 신경 써야한다”며 “설 전에 한 번 (부산에) 다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라는 것이 쉬운 데가 어디있나”며 “선거라는 것은 노력을 해서 이기려고 애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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