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세 번이나 내린 폭설은 ‘높은 북극 기온으로 인해 약해진 제트 기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0일 ‘2021년 1월 1~18일 기상 분석 자료’를 공개하고 이 기간 동안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1월 6~7일, 12일, 17~18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눈이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의 전국 눈 일수는 7.2일로 1973년 관측 이후 상위 1위를 기록했다. ‘최심신적설(하루 동안 새로 내린 눈이 가장 많이 쌓인 양)’은 11.4cm로 역대 6위다. 기상청은 “작년에는 이례적으로 고온 현상이 나타나 눈이 적었는데 올해는 눈 현상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눈에는 북반구의 기압계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북극의 기온이 높아 대기 상층의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통상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기 때문에 동아시아 기온 변동성이 증가한다. 이에 더해 바렌츠-카라해 부근의 얼음 면적이 적어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공기 덩어리가 위치했다. 따라서 북서쪽에 대륙고기압이, 북동쪽에 저기압이 발달해 ‘찬 북풍 기류’가 강화됐다.
북반구의 기압계가 이렇게 형성된 가운데 한국에서는 서해 상에서 해기 차로 형성된 눈구름대가 대기 하층의 서풍류를 타고 유입됐다. 유입된 눈 구름대는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대기 상층의 찬 공기와 충돌하며 더욱 발달했다. 특히 구름 내부의 온도가 -20~-5도로 낮아 눈 입자가 성장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강수량이 4.6mm로 관측 이후 10번째로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설량은 많았던 이유다.
기상청은 “찬 공기의 잦은 남하로 우리나라 기온이 낮았던 상황에서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에 의해 온난 습윤한 서풍류가 주기적으로 유입됐다”며 “이 때문에 중부지방에 눈이 잦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정리했다.
눈이 많이 내리며 기온도 평년보다 상당히 낮았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3.1도로 평년보다 2.2도나 낮았다. 1973년 관측 이후 9번째로 낮은 기온이다. 이 기간 최고기온은 2.2도, 최저기온은 영하 8.4도로 각각 평년 기온보다 2.2도, 2.9도 낮았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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