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전날 저녁 워싱턴DC에 입성해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애도 행사에 참석해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그것이 우리가 치유하는 방식”이라며 “국가 공동체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내셔널몰을 비롯한 전국 명소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를 애도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리플렉팅풀에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40만명을 상징하는 조명기기 400개가 설치돼 주위를 밝혔다. 워싱턴DC 성당에서는 미국인 희생자를 1,000명씩 애도하는 종이 400차례 울려 퍼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기억하려고 여기에 있다”며 “해가 지고 땅거미가 지는 사이에 신성한 리플렉팅풀을 따라 어둠에 빛을 밝히고 우리가 떠나보낸 모든 이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그의 배우자인 더글러스 엠호프, 차기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오늘 우리는 비통 속에서 함께 치유를 시작한다”며 “우리 미국인은 정신적으로 함께 뭉쳤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변치 않는 소망과 기도는 우리가 이 역경을 계기로 새로운 지혜를 얻는 것”이라며 “소박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 서로 마음을 조금 더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추모 행사에는 가톨릭 워싱턴DC 교구의 윌튼 그레고리 대주교를 비롯한 내빈이 소수만 참석했다.
미국은 1년 가까이 진행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확진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를 41만1,000여명으로 집계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사망자 규모가 뉴올리언스, 클리블랜드 같은 도시의 인구보다 많고 뇌출혈, 알츠하이머, 당뇨, 독감, 폐렴으로 한 해에 숨지는 미국인의 수를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5만명 정도가 새로 감염되는 추세라서 사망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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