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후 지인에게 차량 운전을 맡기려다 후방 추돌 사고를 낸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법 위반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 A씨는 지난 2018년 7월 음주 후 서울 마포구 도로에서 아우디 자동차를 몰다 지인 B씨에게 차량 운전을 넘기려는 중에 자동차 시동이 꺼져 뒤에 주차돼 있던 차량을 추돌해 사고를 일으켰다. 이후 A씨는 음주운전과 특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차를 조작했다는 점에서 운전한 것으로 판단하고 별건의 음주운전 혐의와 함께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위험운전 치상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음주운전 혐의만 인정해 벌금을 400만원으로 낮췄다.
1·2심 모두 음주운전 혐의는 인정했지만 특가법 위반에 대해 판결이 엇갈린 셈이다. 1심 재판부는 “(사고 당시) 피고인은 제동장치를 조작하고 있었다”며 “본인의 의도와 달리 차가 뒤로 밀렸다고 해도 피고인이 차를 운전 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고 당시 A씨가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는데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한 것이다. 반면 2심 재판부는 “피고인 차량 엔진의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피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차량이 경사면을 따라 후진했다”며 운전 상태가 아니라고 봤고 특가법 무죄를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따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운전석에 탑승 했을 때는 차량이 완전히 시동이 꺼진 것으로 보인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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