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공표 없이 바뀐 기준을 근거로 내려진 행정처분은 위법 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A 여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중국 전담 여행사 갱신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원고 승소 취지로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 전담 여행사는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특정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하게 한 제도로 1998년 우리나라와 중국 간 협정으로 도입됐다. 2006년 전담 여행사로 지정된 A사는 2016년 11월 무자격 가이드 고용 등 위반행위에 따른 감점이 재지정 탈락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후 A사는 재지정 취소사유가 된 기준이 심사 전에 공표되지 않았다며 기준 변경을 미리 알리지 않고 이뤄진 행정처분은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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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A사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신설 기준으로 지정취소를 받게 된 것으로 이는 행정절차법의 취지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은 2심에서 뒤집어졌다.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정부의 재지정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정부가 신설된 평가 기준을 미리 공표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거 행정제재 이력을 지정취소 사유로 삼는 것은 행정의 재량권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원심을 다시 뒤집고 문체부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정부가 사후 변경된 처분 기준에 따라 전담 여행사 갱신을 거부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처분기준 사전 공표제도의 입법 취지에 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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