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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피케티..불평등 지목 경제학서 잇따라 국내 상륙

■'자본과 이데올로기' 이달말 출간

하이퍼자본주의 무능력 등 분석

'청년 종잣돈' 기본 소득 주장도

주류경제학에 반기 든 책 이어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연합뉴스






2013년 ‘21세기 자본’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후속작이 이달 말 국내에서 출간된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후 세계 18개국에서 번역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공개 준비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계기로 주류 경제학에 대한 반론이 잇따르고 향후 경제 전망을 하기가 훨씬 어려워진 시점에 나오는 화제의 신간이 ‘불평등’에 대한 세간의 담론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문학동네에 따르면 이번 신간의 제목은 ‘자본과 이데올로기’다. 지난해 9월 파리 서점가에 진열되면서 국내에서는 이르면 지난 연말께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번역 편집 등의 작업 일정이 연기되면서 오는 27일 나오게 됐다. 출판사 측은 “생각보다 번역 작업에 시간이 더 걸렸다”며 “1,3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권에선 한국서 가장 먼저 첫선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총 4부 17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역사에서의 불평등 체제들’이라는 주제로, 귀족, 전사, 사제라는 삼원 계급이 역사적으로 지배 계급의 핵심을 이루면서 오늘날까지 어떤 방식으로 이어져 왔는지를 다룬다. 2부는 ‘노예제사회와 식민사회’, 3부 ‘20세기 거대한 전환’을 주제로 한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부터 유럽 열강의 식민 지배, 1·2차 대전, 전후 유럽 사민주의 사회의 성취와 한계, 공산주의 몰락과 그 이후, 하이퍼 자본주의로 이행 중인 오늘날 사회의 무능력 등을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4부 ‘정치적 갈등의 차원들을 사유하기’에서는 21세기 정치적 갈등 구조의 다차원적 균열을 다루면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서방세계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탐구 영역을 과거 저서보다 넓힌 점도 눈에 띈다.

‘21세기 자본’처럼 이번 신간을 두고도 해외에서는 이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본 소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본 자본 개념을 도입하자는 피케티의 주장이 논란이 됐다. 국가가 청년들에게 일종의 종잣돈을 주자는 개념인데, 이에 대해 국내에서도 여러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코로나 19를 계기로 피케티 외에도 기존 주류 경제학에 반론을 제기하는 책들이 국내 독자들에게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달 초 출간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생각의힘 펴냄)’은 지난 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 부부의 저서로 이민·조세·무역 등에 관한 기존 경제학의 관점을 여러 조사 결과를 들어 반박했다. 이들은 시장의 기능과 효율성, 공정성은 맹신하면서도 인간의 자존감과 행동심리, 공동체의 역할, 국가나 지역의 고유 특성 등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하거나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선배 경제학자들의 접근법은 ‘나쁜 경제학’이라고까지 단언한다. 또 다른 신간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도 주류 경제이론의 모순을 파헤치는 데 집중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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