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터키 CNN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터키군이) 리비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리비아 파병을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 2일 터키 의회가 리비아 파병동의안을 가결한 데 이어 정부가 실제 파병에 나서면서 동서로 나뉘어 분쟁 중인 리비아 내전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리비아 ‘합법정부’인 통합정부군(GNA)의 요청으로 파병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터키군의 목표는 전투가 아니며 리비아 휴전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터키의 이번 파병이 동지중해 및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랍국가들은 터키의 잇단 대외 군사 행보가 신 오스만 팽창주의 노선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터키의 리비아 내전 개입에 반대해온 리비아 동부반군은 터키의 파병 소식에 6일 지중해 해변 전략도시인 시르테를 전격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동부반군(LNA·리비아국민군)은 GNA 측이 장악했던 시르테를 빼앗았다. 시르테는 GNA가 자리한 수도 트리폴리 동쪽으로 450㎞ 떨어진 도시로 리비아 동부의 석유수출항 터미널들이 위치한 반달모양 해안가의 서쪽 가까이에 있는 항구·군사요충지다. 또 동부반군 소식통에 따르면 시르테 서쪽에 위치한 GNA의 핵심 군사요충지인 해변도시 미스라타에서도 GNA 무장세력이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후 혼란이 계속됐으며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하프타르 사령관 주도의 LNA가 통제하는 동부 군벌세력으로 양분됐다. 양자 중 유엔이 합법정부로 인정한 GNA는 터키·카타르·이탈리아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요르단·이집트 등 수니파 아랍국과 프랑스·러시아는 LNA에 우호적이다. 이 때문에 리비아 내전이 주변 지역국가 간 대리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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