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증시에서 글로벌 기업공개(IPO) 실적은 역대 최대 규모의 IPO 대어로 꼽힌 아람코의 상장에도 불구하고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전 세계 IPO 건수는 1,237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급감하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올해 IPO 조달 규모도 지난해 대비 10% 줄어든 총 1,888억달러(약 218조 3,850억원)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중동 지역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이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40% 감소한 179개 기업이 IPO에 나서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슈의 장기화로 인해 IPO 건수가 62%나 급감했다. 남미·북미 지역에서는 15% 줄었으며 아시아는 5년 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공유경제 거품 논란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들이 흥행 참패를 겪었다. 우버는 올해 5월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3분의1가량 하락했다.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사업 모델을 둘러싼 회의론이 커지면서 9월 IPO를 포기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IPO 시장의 경우 올해는 실망스러운 한 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흥행으로 글로벌 IPO 시장은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11월 사우디 타다울 증시에 상장된 아람코는 256억달러를 조달하며 중국의 알리바바(250억달러)가 세웠던 사상 최대 IPO 기록을 갈아치웠다. FT는 “IPO 시장이 부진하면서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등 사모 시장은 팽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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